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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신청·절차

지장전주 이설 (사유지 전봇대, 이설신청, 공사절차)

고리인 2026. 10. 18. 08:00

목차


    검침을 다니다 보면 논 한가운데 외롭게 서 있는 전봇대를 자주 봅니다. 수확철이 되면 콤바인이 그 앞에서 멈추고, 기계가 못 가는 자리는 사람이 낫으로 직접 벱니다. 이런 전봇대를 지장전주라고 부른다는 걸 저도 현장에서 질문을 받고 나서야 제대로 찾아봤습니다. 전국 사유지에 160만 개가 넘게 박혀 있다고 하니, 이 불편을 혼자 감당해온 분들이 결코 적지 않습니다.

     

    사유지 위에 설치되어 있는 전주

    사유지 전봇대, 그냥 두어야 하는 걸까요?

    검침 일을 하면서 이맘때가 되면 꼭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전봇대, 옮길 수 없냐"는 겁니다. 처음 몇 번은 "한전에 문의해 보세요"라고만 답했는데, 같은 질문이 반복되다 보니 제가 더 제대로 알아야겠다 싶었습니다.

    지장전주란, 사유지 위에 설치되어 있어 토지 소유자의 생활이나 영농 활동에 실질적인 방해가 되는 전봇대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내 땅에 서 있는데, 내 불편을 만들고 있는 전봇대입니다. 이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지장전주로 인정되면 땅 주인이 이설을 요청할 법적 근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출처: 한국전력공사(KEPCO)에 따르면 전국 사유지에 설치된 전봇대는 160만 개를 넘습니다. 제가 검침 구역에서 보는 것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넓은 들판에서 콤바인이 시원하게 벼를 베어 나가다가도 전봇대 앞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돌아가는 장면, 그게 160만 개의 불편이 매일 반복되는 현실입니다.

    어떤 어르신은 수십 년째 같은 자리의 전봇대를 피해 농사를 지어오셨다고 했습니다. 절차를 몰라서, 아니면 물어봐도 뾰족한 답을 못 들어서 그냥 견디셨던 겁니다. 제가 직접 조사해보고 나서야 그게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실감했습니다.

    요약: 사유지에서 생활·영농에 방해가 되는 전봇대를 지장전주라 하며, 땅 주인은 이설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설신청, 어떻게 시작하면 될까요?

    막상 신청하려고 하면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절차가 복잡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첫 단계는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이설신청의 출발점은 한국전력공사에 공사 신청을 접수하는 것입니다. 한전 고객센터, 즉 국번 없이 123번으로 전화하거나 가까운 한전 지사를 방문하면 됩니다. 신청이 접수되면 한전이 먼저 현장 조사와 설계를 수행합니다. 여기서 설계란 전봇대를 어디로 어떻게 옮길지, 주변 전선 경로는 어떻게 조정할지 기술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설계가 끝나면 공사비 부담 주체를 결정하는 단계가 이어집니다. 한전 내부 지침에 따른 1차 판정을 거친 뒤, 접수 부서에서 관련 법규와 규정을 검토해 최종적으로 누가 얼마를 낼지 결정합니다. 이 부분이 신청자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대목일 텐데, 공사 원인이 누구에게 있느냐, 공익적 목적이 있느냐 등에 따라 한전 부담과 고객 부담이 나뉩니다.

    이건 저도 몰랐던 부분입니다. 무조건 땅 주인이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상황에 따라 한전이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 이 판단은 현장 조사와 법규 검토 이후에 내려지기 때문에, 신청 전에 미리 결론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 1단계: 한전 고객센터(123) 또는 지사 방문으로 공사 신청 접수
    • 2단계: 한전 현장 조사 및 이설 설계 수행
    • 3단계: 내부 지침에 따른 1차 판정 후 법규 검토로 공사비 부담 주체 결정
    • 4단계: 고객 부담금 납부 시 공사 부서로 서류 이관
    요약: 이설신청은 한전 123번 또는 지사 방문으로 시작하며, 현장 조사와 법규 검토를 거쳐 공사비 부담 주체가 결정됩니다.

     

    공사절차, 신청하고 나면 얼마나 걸릴까요?

    부담금 납부가 완료되면 서류가 공사 부서로 넘어가고, 한전은 협력 회사에 공식 시공 지시를 내립니다. 이때부터 실제 공사가 진행되는데, 통상적으로 자재 출고 이후 22일 이내에 시공이 완료됩니다.

    22일이라는 기준이 있다는 걸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막연히 "언젠가 해주겠지"가 아니라 명확한 기준이 있다는 점에서, 신청자 입장에서는 일정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실에서는 이 일정이 유동적으로 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공사 규모가 크거나, 전봇대 이설과 함께 통신선 이설도 동반되어야 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통신선 이설이란 KT 등 통신사 선로가 같은 전봇대에 함께 올라가 있을 때, 전봇대를 옮기기 전에 통신사 측과 별도로 협의해 선로를 먼저 옮겨야 하는 작업을 뜻합니다. 이 경우 전체 공사 기간이 상당히 늘어날 수 있습니다.

    모든 공사가 끝나면 고객이 납부한 공사비에 대한 정산 절차가 진행됩니다. 실제 투입된 공사비를 기준으로 납부액과 비교해 차액을 돌려받거나 추가로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장 복구 작업, 즉 공사 중 파헤쳐진 도로나 농지를 원상 복구하는 작업까지 완료되어야 비로소 지장전주 이설 업무가 공식적으로 종결됩니다. 이 복구 작업 여부를 꼭 확인하셔야 뒷말이 없습니다.

    요약: 자재 출고 후 통상 22일 이내 시공이 완료되며, 통신선 이설 동반 여부 등에 따라 전체 일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불편, 정말 당연한 일일까요?

    제가 검침 일을 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리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이겁니다. 수십 년째 논 한가운데 박힌 전봇대를 피해 농사짓는 어르신을 보면서, 이게 과연 그분 혼자 감당해야 할 일인지 계속 의문이 들었습니다.

    전기는 특정인을 위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공공 기반 시설입니다. 그렇다면 그 기반을 유지하는 부담도 공정하게 나눠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자기 집 대문 앞, 자기 논 한가운데 서 있는 지장전주를 땅 주인 혼자 수십 년씩 감당하게 하는 지금의 방식은 더 이상 당연하게 여겨져선 안 된다고 봅니다.

    원칙적으로 지장전주는 땅 주인이 이설을 요구할 수 있고, 한전은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절차가 낯설어 신청조차 못 하는 분들이 많고, 물어봐도 명확한 답을 못 받아 그냥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출처: 한국전력공사 사이버지점을 통해서도 온라인으로 신청 접수가 가능하니, 현장 방문이 어려운 분들은 이 방법도 참고해볼 만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알려주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입니다. 검침 길에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도 더 정확히 안내할 수 있도록 계속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십 년을 견뎌온 분들이 이 글 하나로 용기를 내어 한 번 문의해 보셨으면 합니다.

    요약: 지장전주 불편은 땅 주인이 혼자 감당할 문제가 아니며, 절차를 알면 이설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장전주 이설신청은 땅 주인만 할 수 있나요?

    A. 기본적으로는 해당 토지의 소유자 또는 실질적인 이해관계인이 신청합니다. 임차인이 농사를 짓는 경우라면 토지 소유자 동의가 필요한 경우가 많으니, 먼저 한전 123번에 상황을 설명하고 안내를 받아보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Q. 공사비는 무조건 땅 주인이 내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공사비 부담 주체는 현장 조사와 법규 검토 이후 결정됩니다. 공익적 목적이나 한전 측 귀책 사유가 있는 경우 한전이 전액 부담하기도 합니다. 신청 전에 미리 단정하지 말고, 조사 결과를 확인해 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전봇대 이설 공사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A. 자재 출고 이후 통상 22일 이내 시공 완료가 기준입니다. 다만 공사 규모가 크거나 통신선 이설이 함께 필요한 경우에는 전체 일정이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신청 시 한전 담당자에게 예상 일정을 구체적으로 확인해두면 좋습니다.

     

    Q. 이설 후 공사비 정산이 따로 있나요?

    A. 있습니다. 실제 투입된 공사비를 기준으로 기납부액과 비교해 차액을 돌려받거나 추가 납부할 수 있습니다. 공사 완료 후 현장 복구 작업까지 마쳐야 최종 정산이 진행되므로, 복구 완료 여부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결론

    수확철마다 논, 밭 한가운데 전봇대나 지선(전주를 잡아주는 쇠줄)을 피해 돌아가는 콤바인을 보면서, 저는 이게 그냥 농촌 풍경이 아니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지장전주 이설은 신청 접수부터 현장 조사, 공사비 결정, 시공, 정산, 현장 복구까지 단계가 있고, 각 단계마다 기준이 존재합니다. 절차가 복잡해 보여도 첫 단추는 단순합니다. 한국전력 고객센터 123번에 전화 한 통 넣어보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불편을 감수해온 분들이 이 글을 통해 한 번이라도 문의해볼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수십 년을 그래왔으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 이제는 조금 내려놓으셔도 됩니다.